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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마취과 2014.05.26 22:19

마취과의사에서 공중보건의로...



꿈을 만드는 곳, 몽공장을 운영하는 몽공장장입니다.

거의 1년만에 쓰는 글이네요.

제가 없는 동안에도 방문해주신 많은 방문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다시 블로그 운영을 하기에 앞서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보고하겠습니다.ㅋㅋㅋㅋ











시간 상으로도 그렇고, 중요도 상으로 가장 큰 일은 드디어 전문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ㅋㅋㅋ

2014년 1월 9일과 1월 17일 1차와 2차 두번의 시험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2월 3일에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지방에 살다보니 서울까지 시험치러 왔다갔다 하는 것도 힘들고, 그 날따라 날씨는 또 왜그리 추운지...

시험친 후 수험생들 반응은 또 다들 어렵다고 난리.. 이러다 정말 떨어지는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지만!! 합격했습니다.ㅋㅋㅋㅋㅋ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대부분이 합격했더군요.

이쯤해서 전문의 자격증 인증샷 한번 올려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 종이 조각하나 받을려고 인턴 포함 5년을 고생했나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이런걸 받을 자격이 있는가 싶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종이 한장이네요.

의사면허증과 함께 집에 고히 모셔놨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라고는 하지만 이 자격증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년이 더 필요합니다.ㅠ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 계속 읽어보시면 답이 나옵니다.ㅋㅋㅋㅋ












2월 3일에 발표가 난 전문의 합격보다 사실 더 심장이 쫄깃해지는 발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공중보건의냐, 군의관이냐를 가리는 역종분류가 발표되는 2월 6일!!

전문의야 거의 대부분이 합격을 할거라고 믿고 있었기에 크게 긴장은 되지 않았지만 이건 정말 떨리더군요.








당초 예정된 날짜보다 하루 일찍 결과가 조회되는 바람에 더더욱 긴장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기에 주민번호를 넣고 엔터를 친 후 눈을 질끈 감고 도저히 뜨지 못하겠더군요.ㅋㅋㅋㅋㅋ

와.. 결과는 공중보건의. 옆에 아무도 없었지만 혼자서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전문의 합격보다 몇배는 더 기쁘더군요.

이게 왜 그렇게 기뻐할 일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좀 드려야겠네요.

설명은 아래에서 계속 해드릴테니 계속 좀 읽어주세요~ ㅋㅋㅋ














위 사진을 보고 몇몇 남자분들은 울컥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논산에 위치한 육군훈련소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날씨도 그 날 딱 저런 날씨였습니다.

2월 5일에 공중보건의 (줄여서 공보의) 발표가 난 뒤 3월 13일에 육군훈련소로 끌려들어갔습니다.ㅠㅠ

약 한달간의 아주 아주 자유로운 시간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상 너무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낸것 같아 아쉽네요.

공보의란? 병역의무 대신 3년 동안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구에서 공중보건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를 말합니다.

3년동안 농어촌 지역에서 근무하지만 그 전에 거쳐야할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4주간의 군사훈련입니다.

병역의무 대신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주간의 군사훈련은 필수입니다.

여기서 잠깐 미리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신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남자분들께 말입니다.

꼴랑 4주 훈련받는 것 가지고 징징댄다고 욕하셔도 할말 없습니다. 4주간 있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 군인 여러분 대단하십니다.

사회에 나와서 군복입고 지나가는 군인들 보면 커피라도 한잔 사주고 싶은 마음이더군요. 존경합니다.










사회와 단절되어 새로운 규칙에 순응하며 산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현역대상자는 5주간 훈련을 받게 되지만 공보의는 공익요원과 같은 4주간 훈련을 받게 됩니다.

군대 이야기 너무 많이 하면 재미없어 하실테니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공보의 자원은 크게 3가지 정도입니다.

첫번째는 의대졸업 후 바로 지원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100% 공보의로 가게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재수생이 아니고, 6년제 의대를 졸업했다면 26살입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그보다 많을수도 있구요.

두번째는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추첨에 의해 (군의관이 아닌) 공보의로 가게 되는 경우입니다.

역시나 재수생이 아니고, 6년제를 졸업하고, 수련도 이상없이 마친 경우라면 31살입니다.

추첨이 아닌 100% 공보의를 가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신체등급 4급을 받은 전문의는 공보의입니다.

세번째는 레지던트를 수료했지만 전문의 시험에 낙방한 케이스입니다.

이 경우 레지던트 과정은 수료가 되었지만 전문의가 아니므로 갓 의대를 졸업한 일반의와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하지만, 100% 공보의라는 말은 섣불리 하기 어렵네요.

경험담에 비추어보면 100%가 거의 확실하지만 국방부의 방침으로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어쨋거나 이렇든 저렇든 일반적인 현역대상자들 보다는 상당히 노화된 연령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_-

분대장으로 불리는 조교들이 까마득한 동생들입니다만, 짬밥 많이 먹은 놈이 장땡이지요.

고분고분 존댓말 잘 써가며 시키는대로 잘 했습니다.ㅋㅋㅋ

날이 가면 갈수록 쟤들은 아직 몇개월이 더 남았겠구나 생각하니 측은하더군요.

아... 꼴에 이것도 군대라고 갔다왔더니 군대이야기에 밤새는 줄 모르고 글 쓸 모양입니다.

차후에 따로 글을 쓰든지 하겠습니다. 일단 여기서는 이제 군대 끝!! 4월 10일에 이등병 계급장 달고 제대했습니다.ㅋㅋㅋㅋ










이제 앞서 말씀드린 공보의와 군의관, 이 두가지 갈림길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공보의 훈련기간 4주입니다. 군의관 훈련기간 7주입니다. 공보의보다 먼저 들어가서 더 늦게 수료합니다.

공보의는 훈련기간 4주 후 민간인이 됩니다.

군의관은 7주 후에도 그냥 군인입니다.

공보의는 3년간 보건소, 보건지소나, 각종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군의관은 3년간 군대에 소속되어 근무하게 됩니다. 군부대는 왠만해서는 도시 근처에는 없지요.

어쩌다 해군걸리면 배타고 소말리아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3년간의 삶의 질의 차이가 꽤 크다보니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보의와 군의관의 삶의 질 차이를 열거하다보면 끝도 없습니다만, 단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전국에서 제일 빡센(?) 공보의보다 전국에서 제일 편한 군의관이 더 힘들다.ㅋㅋㅋㅋ

참고로 공보의는 계급이 이등병, 군의관은 인턴 중도포기나, 인턴만 마친 경우 중위, 전문의인 경우 대위입니다.

부가적으로 공보의는 전역 후 머리를 마음대로 기를수 있지만, 군의관은 장교머리 유지입니다. 이 것도 한 몫하는 듯...ㅋㅋ











여기서부터 군의관 이야기는 끝. 제가 경험해본 것이 아니기에 잘 모릅니다.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가서 공보의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4월 10일에 민간인 대열에 합류한 (남들 눈엔 여전히 군인으로 보이겠지만..) 저에게는 또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날짜가 기억이 안나네요. 군대에서 나온 후 그 다음 주에 서울에서 신규 공중보건의사 직무교육이란걸 이틀에 걸쳐 받습니다.

교육보다 사실 더 중요한게 희망지역 지원입니다.

1순위부터 5순위까지 자신이 가고자 희망하는 지역을 OMR 카드에 마킹해서 제출하게 됩니다.

그럼 난수표를 통해 각자에게 순번이 정해지고 그 순번에 따라 누군가는 1순위 희망지역에 배치되고,

누군가는 자신이 희망지역에 넣지도 않은 지역에 배치가 되게 됩니다.

이 역시 '공보의 vs 군의관' 급으로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대표적인 인기 희망지역은 역시 서울분들이 많으니 경기 지역이고 그 뒤로 충청, 강원 정도 입니다.

대표적인 비인기 희망지역은 전남, 인천이라 쓰고 연평도, 백령도라고 읽는 인천.

공보의 제도 자체가 의료취약 지역에 대한 지원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므로 산간오지, 섬 자리가 꽤 많습니다.

저는 섬자리가 무서워 경북을 1지망으로 지원했습니다. 물론 경북에는 섬의 끝판 대장이라 부를 수 있는 울릉도가 있긴하지만요.

경북도 경쟁이라 후덜덜 했지만... 다행히도 경북 당첨되었습니다.

참고로 전문의들 희망지역 배치는 해당 과 전문의들 내에서의 경쟁입니다.

마취과를 예를 들면 마취과 전문의 중 경기 1명, 전남 10명, 경북 5명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경북에 들어가긴 했지만 또 다시 추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북 도청에서 또 한차례 진검승부를 벌여야 합니다.

경북에 배치받은 마취과 전문의는 5명. 그 중 한명은 또 울릉도를 가야합니다.

다행히 저는 또 괜찮은 순번을 뽑아 울릉도를 피했습니다. 5번 뽑으신 분이 울릉도로 쓸쓸히 배타고 들어가셨지요.

이것으로 또 끝이 아닙니다. 이제 마취과 전문의라는 타이틀은 필요가 없습니다.

나머지 4명은 더 이상 마취과 전문의를 필요로 하는 자리가 없으므로 일반의들과 함께 섞이게 됩니다.

다른 과 전문의들도 전문의가 필요한 자리가 다 차면 역시나 일반의들과 섞입니다.

또 순번표 뽑기... 빠른 순번을 뽑은 사람부터 희망하는 지역에 자기 이름을 적습니다.

빠른 순번일수록 대구 근교 좋은 자리라 부르는 지역들을 채워나가겠지요. 저는 꽤 괜찮은 지역을 가게 되었구요.

일명 BYC라 일컫는 봉화, 영양, 청송은 피했으니 말입니다.ㅋㅋㅋㅋ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또 해당되는 군청이나 시청으로 이동, 그리고 그 안에서 또 어느 면 보건지소로 갈지 추첨합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저는 경북 모군의 모면 보건지소에서 현재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보건지소에서의 생활은 다음편에 이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영양가없는 긴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동안 제가 이렇게 살았다는걸 알려드리려고 하니 꽤 길어졌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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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크크 2014.05.27 20: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이군요 ㅎㅎ 저희병원 나간 쌤들도 전부 공보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려요 ㅎㅎ

    • 몽공장장 2014.06.10 23:40 신고 수정/삭제

      오~ 그렇군요. 축복받은 병원인가 봅니다.
      글은 써보려고 여러번 시도는 하는데.. 잘안되네요.ㅋㅋㅋ

  • ANE 2014.06.04 18: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오랫만에 글이네요^^

    • 몽공장장 2014.06.10 23:40 신고 수정/삭제

      오랜만이지용~!! 하지만 후속 글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네요.ㅋㅋㅋ

  • 마간 2014.06.08 19: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입니다 몽공장님!! 전문의 취득 넘넘축하드립니다^^
    유용한정보 늘 감사하며 보고있습니다 컴백하셨군요!

    • 몽공장장 2014.06.10 23:40 신고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문의 자격증이 현재로서는 전혀 소용이 없네요.ㅋㅋㅋ

  • 김일균 2014.06.09 06: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이지 오래 기다렸어요 ㅎ 정말 반갑고 글 다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 몽공장장 2014.06.10 23:41 신고 수정/삭제

      우왕.. 이렇게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었다니..
      지난 날의 게으름을 반성하겠습니다.

  • He is 2014.06.14 09: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예전부터 꾸준히 들어와서 재밌게 글 읽고 있었는데 그간 소식이 없어 궁금했네요..
    간만에 들어와서 재밌게 읽고 갑니다. 공보의니 앞으로 블로그 글 자주 업데이트 되겠네요..
    기다릴게요~~

  • od 2014.07.10 09: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공보 끝나고 예비군 꿀빨았는데 요새는 출퇴근으로 부대에서 받는다더군요 고생하십쇼

  • OS RN 2014.07.16 22: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한동안 소식이 없길래 오랜만에 왔는데 좋은 소식이 있었군요. 전문의 축하드려요. 전 군대 안가봤지만 남자친구가 다른일 하다가 늦게 군대간 장교인데 나이어린 군번 선배한테 까임당하고 존대하는거 참 보기만해도 답답 스럽던데 공보의도 축하드려요ㅎ

  • vet 2014.10.09 21: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공보의 비슷한 공방수라는 이름으로 저도 경북 모 시에 근무하는 수의사입니다 ㅋ 경북으로 오심을 축하드립니다 ㅋㅋ 저도 BYC는 아니지만 홈플러스정도는 있는 시에 근무하게 되었네요 ㅋ 마취관련 검색하다가 들어왔는데 한참 업데이트가 없어서 아쉽던 찰나에 다시 돌아오신걸 환영합니다!!

  • 오타쿠마 2014.10.21 14: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마취과 의사로 활동하는 사람입니다. 전문의 합격 하신 거 축하드리고 길고 긴 전공의 생활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더 눈부신 활약 하실걸로 기대합니다. ^^ 블로그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재미있는 글, 정보 글 많이 포스팅 부탁드릴게요~ ^^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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